생각들 6

그릇의 문제

어째서인지 예민하고 눈치빠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의도라던지 그 속에 담긴 뜻이라던지 하다못해 몇가지 정황만을 가지고 그 안에서 추적할 수 있는 것을 발굴하고 추측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겉에 보이는 것 만 바라봤더라면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을 일들을 스스로 만들었다랄까. 그게 사실이고 아니고를 떠나 고요하고 잔잔한 호수와 같던 마음에 돌을 던져 시리게한건 결국 본인이 자초한 일들인 경우가 대부분. 어쩌면, 그런 사람은 깊고 진지한 일에 어울리지 않을 지 몰라.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그 사람이 가진 본성이 옅어지고 성숙해질까? 아니, 남아있는 시간이 너무 적을지도, 또 진지해지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지나갔을지도 몰라. 돌이킬수도 돌아갈수도 없..

생각들 2023.06.28

돌이켜보면 나의 정서적 발달은 멈춰있었다.

돌이켜보면 나의 정서적 발달은 멈춰있었다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 20대 중반부터의 나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커리어적인 발전에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정서적인 성숙과 발달은 뒷전에 두고 있었다. 인간 관계에 대해서 발달시킬 모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한채 그저 앞만 보고 내달렸다. 어떻게 보면 먹고 사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주 기본적인 사회성이나 남들에 대한 배려는 탑재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어떻게 관계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무지했던 것 같다. 결국 이러한 수동적이고 억압된 자세를 지금와서 돌아보면 이로 인한 나의 정서적인 발달 수준이 고작 20대 중반에 머물러 있었다고 생각된다. 나이만 먹고 성숙하지 않은 어른들을 셀 수 없이 봤고 그렇게 되지 말아야겠다..

생각들 2023.05.11

치밀함을 버리고 유연하게 살아가기

직장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많은 식견과 이를 근거로 쌓은 치밀하고 견고한 이론은 언제나 나의 자산이자 큰 무기였다. 큰 로드맵과 일정만을 가지고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쌓아나가 설계할때도 그렇고, 갑작스럽게 발생한 어떤 일로 인해 긴급한 상황 판단이 필요할때도 마찬가지였다. 때로는 단단하게 때로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모든 확신은 모두 내가 현재 상황을 치밀하게 잘 알고있다는 자신감에서부터 나온 것이었다. 어떨 때는 사람의 심리를 계획적으로 교묘하게 이용하기도 했다. 가면을 쓰고 의도적으로 유하게 대하거나 의도적으로 강하게 대처하는 것이 내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사용했던 나의 무기였다. 일종의 페르소나와 같은 나를 여러개 설정하고 이를 상황에 따라 교묘하게 사용하고 치밀하게 나에 대한 이미지..

생각들 2023.02.28

경쟁자로부터 인사이트를 얻을 때 빠지기 쉬운 함정

제안, 컨설팅뿐만 아니라 프로덕트를 기획·설계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있어 우리는 필연적으로 시장상황과 타 경쟁사에 대한 외부분석 단계를 거치게 된다. 외부분석 시 우리는 현재 외부 상황과 맞물려 내부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 지 도출할 수 있다. 또는 여기서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결과물 자체의 사상을 마련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형태의 보고서에서 분석결과물은 이미 정해진 최종 방향(=Object) 에 맞춰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이 외부분석 단계에 있어 편견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쉽게 설명하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자료는 문서에 채택되고, 그렇지 않은 자..

생각들 2023.02.08

회사 단톡방이 내게 알려준 초심에 대한 교훈

그대는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때, 아니면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때의 기억이 나시나요. 저는 그 기억이 아주 생생합니다. 앞으로 겪게될 일과 새로운 배움, 그리고 과거의 내가 이루어낸 보잘것 없는 성취에 대해서 곱씹으며 청운의 푸른 꿈을 꾸며 첫 발걸음을 내딛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러한 마음가짐도 모두 희석되나봅니다.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처음 먹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불만과 나태함, 그리고 지금의 편안함에 안주하게 되더라고요. 2020년 초반 국내에 확진자가 급증하며 회사에 없던 단톡방이 생겼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격리 또는 접촉과 같은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대비해서 만들어진 단톡방이었습니다. 작은 회사다보니 회사의 임직원은 100명 안쪽이고, 이로 인해 카카오톡으로 비상연락망을 구축하는 ..

생각들 2021.08.09

개발자가 대우받는 시대가 오고있다.

시대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아니, 시대가 IT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나보다. 요즘 몇몇 회사를 돌아다니며 모양새를 보아하니 인력을 뽑는데 있어 그 부족함이 해가 다르게 심해지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IT 업계는 전통적으로 업무강도가 심하고 진입장벽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가 이를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이미 팽창한 것 같다. 코로나가 이렇게 팽창해버린 화약고를 터트린 사라예보 사태가 되어버렸고. 내가 사회로 나왔던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여러 매체에서 떠들던 이른 바 "디지털 전환"은 그저 의미없이 공허한 구호로 느껴졌다.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우리도 빨리 해야돼~ 라고 겉으로만 말하고 있었고, 많은 회사들이 그 시급성만 강조하고 실제 추진은 미비한 채 허송세월 하지 않았나 싶다. ..

생각들 202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