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때,
아니면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때의 기억이 나시나요.
저는 그 기억이 아주 생생합니다.
앞으로 겪게될 일과 새로운 배움,
그리고 과거의 내가 이루어낸 보잘것 없는 성취에 대해서 곱씹으며
청운의 푸른 꿈을 꾸며 첫 발걸음을 내딛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러한 마음가짐도 모두 희석되나봅니다.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처음 먹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불만과 나태함, 그리고 지금의 편안함에 안주하게 되더라고요.
2020년 초반 국내에 확진자가 급증하며 회사에 없던 단톡방이 생겼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격리 또는 접촉과 같은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대비해서 만들어진 단톡방이었습니다.
작은 회사다보니 회사의 임직원은 100명 안쪽이고,
이로 인해 카카오톡으로 비상연락망을 구축하는 방안도 나름 합리적인 방안이었겠죠.
그런데 얼마전 회사에 신입사원이 여러명 입사했습니다.
신입사원이 입사하는게 무슨 특별한 일이라고...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이 단톡방에서 발생합니다.
신입사원 한명이 "새로 입사한 OOO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를 말하는 순간,
품앗이하듯 그를 환영하는 기존 직원들의 인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신입사원은 이에 질세라 다시 인사하고...
이런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많겠지만,
주된 이유는 이 단톡방은 그냥 단순한 회사 단톡방이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만들어진 단톡방임을 기억하지 못한
기존 직원들로 인해 발생한 것입니다.
문제는 그 단순한 실수 하나가
본래의 취지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이겠죠.
이 단톡방의 본래의 취지는 아주 선한 취지였습니다.
회사 단톡방의 존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납득할만한 아주 합리적인 이유였습니다.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존재 앞에서 사람이라는 보잘것 없는 존재는 항상 초라해집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처음 먹었던 마음가짐이 점점 흐려지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돌이켜보면,
어떠한 일을 마무리하며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을 때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비록 단위 시간당 처리해낸 일의 양은 적을지 몰라도, 꾸준함이 성취를 가져오는 것이죠.
반면에 호들갑을 떨며 요란하게 시작한 일은 흐지부지한 마무리로 끝맺기 일수였습니다.
세월의 풍파속에도 굳건하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단순하게 학업이나 업무 뿐만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모든 가치에 적용되는
이른바 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뻔한 말이지만 초심이 주는 핵심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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